시대정신
탈모 샴푸 개발자가 밝히는 5가지 진실 본문
1. 탈모 샴푸는 실제 과학적인 효능 대비 거품이 많이 껴있다. 따라서 여기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2. 탈모 샴푸만으로 안 나던 머리가 나거나, 탈모를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그나마 탈모의 진행 속도를 조금 늦춰주는 효과 정도는 기대해볼 수 있다.
4. 시중 탈모 샴푸의 성분 구성이 드라마틱하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에 반해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5. 결국 본인의 두피나 모발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극적인 효능을 위해 과투자할 필요가 전혀 없다.
● FACT 1. 샴푸로 머리가 난다는 것은 거짓말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신 사실이지만, 탈모 샴푸만 잘 쓴다고 머리가 나는 일은 없습니다. 샴푸 단독 사용을 통해 나지 않던 머리가 다시 나는 효능을 입증한 인체적용시험 사례는 적어도 제가 본 사례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국내 대부분의 의사분들이 이미 인정한 사실입니다. 그럼 모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성분이나 여러 연구 결과들은 무엇이냐? 라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요, 대부분 세포실험, 동물실험으로 이루어진 것들일 겁니다. 혹은 인체적용시험이더라도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검증된 방법으로 진행된 실험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실험 자체가 갖는 의미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된 인체적용시험 결과입니다. 코로나 백신도 동물실험이나 잘 컨트롤되지 않은 시험환경에서는 그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업계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시는 분들인데 모를리가 없죠.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듯한 기획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제품 개발 당시 만났던 한 제조사의 영업 직원 분께서는 "부활초가 컨셉적으로 참 괜찮은 것 같다. 사막에서도 피어오르는 부활초!" 라며 효능의 근거가 없음에도 컨셉적으로만 성분을 추천해주던 것이 생각나네요...
● FACT 2. 대신 좀 늦출 수는 있다
탈모 완화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입니다. 즉, 의약품은 아니고 화장품이긴한데 일반 화장품 보다는 뭔가 기능이 더 있는 것이지요. 그 기능은 탈모의 증상을 조금 완화하거나 속도를 조금 늦추는 정도입니다. 대표적인 연구 사례가 독일에서 발표한 한 논문인데요. 이 논문에서는 카페인 성분이 포함된 샴푸를 6개월간 사용 시 모발을 당기는 hair pull test에서 탈락되는 모발량이 13.15%가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발 강도가 개선되어 조금 더 잘 안빠지게 된 것이지, 안나던 모발이 다시 났거나 혹은 탈모가 멈춰버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식약처도 "발모/탈모방지" 등의 표현은 과대광고로 적발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 FACT 3. 가격은 천차만별, 주성분은 비슷
그렇다면 탈모 샴푸 안에서도 들쑥날쑥한 가격만큼 퀄리티 차이도 클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이 되려면 식약처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 탈모 완화 기능성으로 심사받은 주성분 구성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제조사 별로 평균 2-4개 정도의 탈모 완화 기능성 주성분 세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사 별로 구성이나 함량이 조금씩 다를 뿐 거의 대부분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살리실산, 징크피리치온, 멘톨로 이루어진 4-5가지의 성분 조합 안으로 들어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식약처로 부터 '탈모 완화 기능성 샴푸'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탈모 완화 기능성 주성분을 사용해야 하는데, 제조사별로 보유하고 있는 주성분 조합이 크게 다르지 않아 크게 보면 시중 대부분의 샴푸의 주성분 조합은 서로 비슷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 중 일부 성분 조합에 대해서는 기능성화장품 심사자료 제출을 간소화하는 행정예고도 되어있어,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 및 업체가 유사한 기능성 주성분 조합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FACT 4. 일반 화장품에도 널리 쓰이는 주성분
게다가 탈모 완화 주성분이 탈모에 특출나게 좋다기 보다는 그냥 일반적인 피부 및 두피 건강에 좋은 성분 정도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살리실릭애씨드과 같은 성분들은 특히 탈모 샴푸가 아닌 일반 화장품에도 많이 쓰이는 성분입니다. 탈모 증상에 특출나게 도움이 되는 성분이 아니라, 그냥 균이나 피지를 제거하고, 보습을 해주는 등 두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구성된 조합이라는 것입니다. 뭔가 탈모 완화 기능성 주성분이라고 하면, 탈모 완화와 연관이 높은 성분들로 이루어져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시한번, 탈모 완화 샴푸가 탈모를 콕 찝어 치료해주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두피(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입니다.
● FACT 5. 높지 않은 비중의 컨셉성분과 그마저도 낮은 함량
컨셉성분은 말 그대로 제품의 컨셉을 마케팅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하나 혹은 소수의 성분을 의미합니다. 보통 하나의 컨셉성분을 정하고 "이 성분은 진짜 좋은성분이야"식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죠. 근데 보통 이런 컨셉성분이 샴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1%도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하면서 본 어떤 시중 샴푸의 "검정콩 성분"의 함량은 무려 0.00022% 였습니다. 이건 정말 개발하다가 실수로 한 방울 떨어뜨린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브랜드가 성분 함량을 공개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성분을 찾았으면 그 성분을 적정함량 만큼 넣어야 하는데, 비용적으로 부담되고 반대로 마케팅적으로는 효용이 크지 않으니까 소량만 넣고 마케팅을 하는 것이죠. 꼼꼼히 따져서 구매하시는 편이라면, 핵심성분들의 함량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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