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방성윤 사과문 전문 본문
안녕하세요. 방성윤입니다. 먼저 저로 인해 발생했던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많은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참지 못했습니다. 저를 아껴 주셨던 모든 분들의 기대를 져버리고 젊은 나이에 순간 경솔한 판단을 내려 은퇴를 했습니다. 조금 더 참고 부상을 이겨내야 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은퇴 이후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농구와 인연을 끊고 떠나서 살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농구와 떨어져서는 살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그걸 느끼고 난 후에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던 저는 농구를 그만두고 살아가는 순간부터 모든 일들이 잘못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바라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저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구나’를 인지한 후에는 이미 일은 제가 해결할 수 없을 만큼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일은 꼬일 대로 꼬여 결국 저는 구치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고,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제가 죽을 만큼 싫었습니다. 이대로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이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살아가야하는 이유가 없는 저는 매일 아침 면회를 오셔서 피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고 힘을 내야겠다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에게 힘을 얻어 8개월이란 시간을 버텼고 폭행은 무죄, 사기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구치소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꼭 농구를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에 휘문고 감독님의 도움으로 몸을 만들며 농구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기약도 없지만 그것이 제가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농구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그리고 모든 농구 팬 여러분들. 정말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드립니다. 모든 걸 잊어버릴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은퇴하고 허비했던 6년이란 시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특히 제가 구치소에 있을 때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서 현재 저와 함께 월셋방에서 살고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제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이 진심을 담은 편지를 씁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그저 부상으로 힘들었던 생각만으로 급하게 은퇴한 것이 정말 후회가 많이 됩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버리고 경솔하게 은퇴를 했기에 뻔뻔한 소원일 수 있지만 아무쪼록 기회를 주신다면 농구로 시작한 제 인생 농구로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년이란 시간은 저에게 정말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지옥 같은 시간을 교훈삼아 제게 남은 마지막인 농구를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재능을 살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봉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방성윤을 꿈꾸는 게 아닙니다. 많이 늦었지만 쉽게 버렸던 농구라는 존재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었고 미안했다”라는 사죄를 꼭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갑작스런 은퇴소식과 더불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염치불구하고 사과문을 올립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방성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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