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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단순히 몸이 피곤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본문

리빙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단순히 몸이 피곤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author.k 2024. 3. 11.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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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잠을 위한 숙면 습관의 핵심은 수면 리듬 지키기다. 주중이든, 주말·연휴든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는 “밀린 잠을 잔다고 늦잠을 자면 잠을 유도하는 수면 호르몬이 늦게 분비돼 그날 밤부터 수면 리듬이 깨져 다음 날 아침에는 일어나기 더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적어도 잠에서 깬 뒤 15시간 이상 지나야 다시 분비된다. 잠에서 깨는 기상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전날 늦게 잤더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늦게 잤다고 늦잠을 자면 자야 할 때 졸리지 않는 패턴이 고착화된다.

한국은 대표적인 수면 부족 국가다. 대개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늦은 밤까지 졸음을 참고 무슨 일이든 한다. 수면 시간이 짧으면 수면 부족으로 몸이 피곤하고 일어나서도 계속 졸리다고 느낀다. 연령·성별에 따라 적정 수면 시간이 다르지만 대략 7~8시간이다. 적정 수면 시간이 8시간인 사람이 매일 6시간만 잔다면 일주일에 14시간의 수면 부족이 생긴다는 의미다. 결국 수면 빚이 쌓이면서 몸이 축난다. 만성적 수면 부족으로 뇌세포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같은 찌꺼기가 청소되지 않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고,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증가해 비만해지기 쉽다. 강동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권오은 교수는 “일어나야 하는 기상 시각을 중심으로 적정 수면 시간을 빼면서 자야 할 때를 정해두고 이를 지키도록 노력하면서 수면 빚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으로 SNS를 확인하고 간단한 글을 남기고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기기에서 내뿜는 강렬한 빛인 블루라이트는 뇌를 각성시켜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특히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멜라토닌 분비 시각이 30분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도 있다. 멜라토닌은 어두워야 잘 분비된다. 가령 밤 10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적어도 9시부터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다만 잠이 오지 않는다고 억지로 침대에 누워 있지 않는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는 “잠자리에 든 후 20분이 넘도록 잠이 들지 않는다면 뒤척거리지 말고 바로 일어나 거실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다가 졸릴 때 다시 잠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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