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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CIA가 독감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 이거 실화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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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가 독감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 이거 실화냐?

author.k 2018. 1. 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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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독감이 기승이다. 영국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했다. 데일리메일은 “최근 2주간 사망자가 149명까지 늘어났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웃 일본에서는 최근 1주일간 전국 의료기관에서 독감 검진을 받은 환자가 무려 171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독감이 대유행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A형 독감과 B형 독감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을 ‘팬더믹’(pandemic)이라고 한다. 20세기 가장 치명적이었던 팬더믹은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다. 이 독감으로 당시 5000만명이 사망했다. 50년 후인 1968년 홍콩에서는100만명 넘는 사람들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다. 

2014~2016년에는 서부 아프리카 일대에서 에볼라가 발생해 1만 1000명이 숨졌다. 에볼라를 비롯해 남아메리카의 지카(zika),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전염병(유행병)은 인명 피해 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동시에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유행병 보험 시장’이라는 것까지 탄생했다.

이런 세계적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레오 아부르제(Leo Abruzzese) 공공정책 부문 이사가 “미국 스파이들까지 동참하고 있다(Even America’s spies are getting in on the act)”고 주장한 것이다. 그가 말한 ‘미국의 스파이’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뜻한다. 아부르제 이사는 “CIA가 독감 등과 관련된 유행병 보험 시장(pandemic-insurance market)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CIA가 세운 벤처캐피탈 인큐텔(In-Q-Tel)이 ‘유행병 리스크 모델링’을 하는 메타바이오타(Metabiota)라는 리서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오 아부르제의 진술은 CIA가 벤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과 자회사를 통해 유행병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보기관인 CIA는 왜 이런 분야에까지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걸까? 이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인큐텔과 메타바이오타라는 회사의 성격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CIA의 자회사답게 인큐텔의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6년 8월 30일, 관련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이 이를 대변한다. ‘CIA의 벤처 자회사는 모회사처럼 은밀하게 일하고 있다’(The CIA’s Venture-Capital Firm, Like Its Sponsor, Operates in the Shadows)는 제목이다. 

WSJ에 의하면, 인큐텔의 탄생은 1990년대 후반 CIA 국장이던 조지 테넛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1999년 미국 의회의 승인을 얻어 2800만달러(300억원)를 투입해 설립됐다.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 등에 필요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유망 벤처업체에 지원하는 것 등이 주목적이었다. 

인큐텔의 본부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다. 일부 간부들은 실리콘벨리 스타일로 청바지를 입고 일한다고 한다. 정보기관의 자회사인 만큼 보안에도 신경을 쓴다. 안쪽이 보이지 않는 창문이 설치돼 있고, 일부 방은 지문을 찍고 들어가야 한다.   

WSJ은 “인큐텔은 회사의 투자에 관해 오직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며 회사의 이사 중 일부는 자금을 받은 기업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2007년 인큐텔이 ‘포테라 시스템스’(Forterra Systems)라는 회사에 투자한 사례를 이렇게 전했다.

<가상 현실(VR)에 집중하던 캘리포니아의 신생 회사 포테라 시스템스는 자금이 필요했다. 당시 자사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이 없었다. 그런데 실리콘 벨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벤처캐피탈 회사(인큐텔)로부터 펀딩을 받게 되었다. 자금 투입은 인큐텔의 이사회 일원이며 포테라의 이사회에도 적을 둔 사람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인큐텔이 자금을 대자 포테라는 군대에서 유용한 도구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정부와의 납품 계약이 줄을 이었다.>

WSJ은 “인큐텔이 투자한 회사 중에는 정찰용 드론을 생산하는 ‘사이피 워크스’(CyPhy Works)도 있다”며 “이 회사의 이사회 일원으로 컴퓨터 과학자이자 전 국방부 간부였던 아니타 존스가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인큐텔의 이사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인큐텔이 다른 벤처사와 다른 점은 비영리라는 것이다. WSJ은 “인큐텔이 영리 기업은 아니지만 투자한 회사가 상장되는 경우, 수익을 챙겨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투자 기술이나 발명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인큐텔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한국에서도 잠시 이슈가 됐었다. 미국 이민 1.5세대인 김종훈(당시 알카텔-루슨트 벨 연구소 최고전략책임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와 관련해서다. 김종훈씨가 인큐텔 창립에 관여하고 이사를 지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결국 그는 사의를 표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인큐텔은 모회사(CIA)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활동이 비밀에 쌓여 있다고 한다. WSJ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인큐텔 간부들은 이 회사를 ‘독립적’이라고 여기지만, CIA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정보기관이 거의 모든 투자 결정을 내린다. 인큐텔은 투자할 회사를 어떻게 선정하는지에 대해 거의 공개하지 않고, 얼마를 투자했는지도 절대 밝히지 않으며, 때로는 아예 투자 여부 자체를 밝히지 않는다.> 

이 매체는 “인큐텔은 이사들이 자신과 연관 있는 회사들을 투자 대상으로 추천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추천을 한 후, 검토와 표결에서는 본인이 빠져야 한다”고 전했다.

인큐텔은 설립 이후 300여 건 이상의 투자를 해왔고, 그 중 100건 이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비공개 이유는 국가 안보에 위배되고, 투자 기업이 정보기관과의 관계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WSJ은 “100건 이상의 투자는 여전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인큐텔의 운용 자금 규모는 연간 최소 1억2000만달러(1285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 매체는 덧붙여 “인큐텔은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사의 이사들이 이익을 보게 될 방식으로 이 자금을 운용한다”고 했다. 

인큐텔이 투자한 곳 중엔 ‘유행병 리스크 모델링’을 하는 메타바이오타(Metabiota)라는 회사도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사의 루이 아부르제 이사가 기고문에서 언급한 그 곳이다. 메타바이오타는 어떤 회사일까.

이 회사는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외국 보도 역시 드물다. 다만 미국 시장조사 회사인 아르테미스(artemis)의 홈페이지에서 인큐텔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메타바이오타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행병(전염병) 위험 분석 회사로, 2017년 8월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뮌헨리(Munich Re) 그리고 CIA  자회사인 인큐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제휴는 유행병 보험 시장과 관련돼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루이 아부르제 이사는 “G7국가들과 대형 글로벌 재보험사의 지원을 받은 세계은행은 전염병이 발생한 가난한 국가에 자금을 보내는 유행병 보험 시장을 출범시켰다”며 “이런 건강 보장 관련 시장에 참여하기를 열망하던 기관투자자들은 세계은행에서 새롭게 판매한 전염병 채권(pandemic bonds)을 덥석 사들였다”고 했다. 

이런 유행병 보험 시장에 관련 데이터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메타바이오타다. 이 회사는 유행병의 위험에 대한 ‘리스크 모델링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보험사, 재보험사, 투자자들에게 유행병의 전파 방식을 알려주고 유행병으로 인한 위험을 수치로 산정해 준다. 이 플랫폼은 구체적으로 지난 100년간의 질병 데이터베이스와 함께 전염병 발병 건수, 사망자수, 입원자수 등을 포함한 2000만 개 이상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바이오타는 또 각국의 전염병 발병 감지와 대응 역량을 측정하는 ‘메타바이오타 대비상태 지수’(Metabiota Preparedness Index)를 개발했다. 시장조사업체 아르테미스는 “이 지수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질병 전염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자금 조달과 원조 제공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세계은행이 이 지수를 ‘미래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도구로 참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큐텔, 메타바이오타, 재보험사 뮌헨리 3사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었을까. 메타바이오타의 CEO 빌 로시는 “메타바이오타의 전염병 모델링은 보험업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리 관계자는 “메타바이오타의 분석 방식과 정보는 유행병 때문에 생기는 경제 손실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보험의 영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며 “이것이야말로 보험 산업이 새로 개척할 분야”라고 말했다.  

인큐텔 관계자는 “유행성 질병의 발병은 미국의 안보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메타바이오타의 시뮬레이션은 유행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큐텔이 안보 이외에 어떤 이득을 얻고 있는지는 더 이상 알 길이 없다. 모회사인 CIA처럼 은밀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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